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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와 ‘오월의 청춘’

doublec 2024. 5. 15. 18:26

  봄은 누구에게나 즐거워야 하는 계절이거늘. 시각을 달리해보면 4월에 이어 5월도 그리 즐거운 달은 아니다. 1980년 이후로 민주화 이후로 5월은 온전히 웃음만이 가득한 달은 아니게 됐다. 1980518일 발화한 광주의 피 때문에.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국가발전을 이루며 경제적 성장에 따라 1980년대 들어서 의식발전, 민주적 성장까지 꿈 꿀 수 있게 됐다. 그 역사의 본격화에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5.18 민주화운동에 앞서 4.19 혁명, 부마항쟁 등 민주화를 일찍이 이루려는 역사는 있었다. 그럼에도 특히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적 물리력으로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 정권을 본격적으로 무너뜨리고 대통령 직선제로 대표되는 민주국가 완성에 기틀을 마련한 역사다.

  대한민국 1980년대를 단번에 형용할 수 있는 그 단어, ‘민주화의 시작을 알린 5.18 민주화운동은 당연히 예술계에서 다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역사적 소재다. 만약 5.18 민주화운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초적 당시 분위기를 교과서가 아닌 예술작품으로 느끼고 싶다면 아래의 두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오는 518일에.

 

  먼저 영화계를 살펴보자. 영화계에서도 여럿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루었었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모든 영화들을 개봉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앞에 위치해 주목을 받은 영화는 꽃잎박하사탕정도다. 절대적으로 봤을 때 이 영화들의 수준은 상당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을 온전히 직접적으로 다루지 못 했다는 한계는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적으로 다뤄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를 음지가 아닌 양지로,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낸 효시격 영화는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19805월을 살아갔던 광주의 소시민들을 영화 안에서 표현했다. 봄날을 즐겼던, 불과 며칠 후 군인이 광주를 밟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군인들이 들이닥치자 직접 시민군이 돼 광주를 지키려했던 그 소시민들이 전부 등장했다. 이 연출 자체만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19805월의 광주가 어땠는지 대략적으로 분위기 가늠이 가능하다.

  19805월의 광주를 궁금했던 2007년 여름의 대중들이 많았던 탓일까? 일부 평론가들의 영화적 한계를 지적하고 있었음에도 그와 별개로 700만 명이 넘은 대중들이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 그 대중들의 내린 주된 후기는 드디어 그 날의 참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였다. , ‘화려한 휴가의 상업적 의의는 5.18 민주화운동을 아픈 역사라고 하여 언급마저 금기시 되던 사회상을 극복하고 상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대중들에게 5.18 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화려한 휴가의 등장 이후로 대중예술계는 더 이상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게 됐다. 이 자체만으로 화려한 휴가는 충분한 존재의 이유를 가진다.

  감히 확신한다. 단 한 번만 화려한 휴가를 본다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선입견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 달라진 방향은 진실에 가까울 것이고.

 

  ‘화려한 휴가의 상업적으로 성공을 이뤄 대중들의 5.18 민주화운동 인식 진입장벽은 많이 낮아졌다. 이후로 영화 스카우트’, ‘택시 운전사’, 뮤지컬 광주등 여러 5.18 민주화운동 창작물 등이 생산됐다. 낮아진 진입장벽 만큼, 생산되는 창작물들이 많아지는 만큼 이제는 완성도를 따질 때가 됐다. 더 좋은 5.18 민주화운동 소재 작품을 찾아보자.

20245월에 권하고 싶은 작품은 2021KBS에서 제작된 오월의 청춘이다. 배경은 1980년대 5월 광주가 맞다. 하지만 화려한 휴가처럼 등장인물들이 직접적으로 민주화운동이나 시민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청춘남녀가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서사를 담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분명 중심 장르는 로맨스가 맞다. 하지만 그들이 더욱 애틋해지는 과정과 그들의 주변부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사건의 파편들이 존재했다. , 로맨스와 시대극의 요소가 동시에 섞여있다는 것인데 이를 너무나도 적절히 연출에 담은 드라마가 오월의 청춘이었다. 5.18 민주화운동가 가지는 비극적 정서를 심히 해치지 않으면서도 남녀주인공의 사랑을 간절하게 그려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눈물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시대극과 로맨스의 무게 추를 균형감 있게 유지한 드라마도 흔치 않을 것이다.

  1980년의 광주를 알고 싶다는 1차적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예술적 완성도까지 대중들에게 선사하니 가히 5.18 민주화운동 대표 예술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245월 현재, ‘오월의 청춘은 당당히 5.18 민주화운동 소재 작품들 중 높은 위치에 올라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