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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오튼과 CM 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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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ublec 2024. 9. 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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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달이 지났다. WWE의 아이콘 존 시나가 은퇴를 발표한지. 존 시나는 202477머니 인 더 뱅크 2024’에 등장해 중대발표를 했다. 자신은 내년 레슬매니아 41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것. 현재까지도 레슬링계에서 존재감만으로는 누구도 쉽게 비교될 수 없는 존 시나의 공식 은퇴 선언이었기 때문에 세상은 놀라움에 순간 젖었다.

  사실 존 시나의 은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었다. 서서히 풀타임 레슬러에서 파트타이머 레슬러로 변모했고 온전히 레슬러로서의 업을 가지지 않고 영화촬영도 활발히 최근까지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 존 시나가 은퇴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은퇴할 것인지, 아니면 공식 은퇴 발표를 하긴 할 것인지와 같은 존 시나의 은퇴에 대다수가 먼저 상상하곤 했다.

  그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제는 여부를 구체화 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고 이에 대해서도 세계 프로레슬링 팬들은 다양하게 예측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당연히 존 시나의 은퇴 상대가 누구냐다. 존 시나는 그동안의 업적을 쌓아오며 여러 라이벌들과 퓨드를 쌓아왔다. 그들 중에서 2024년과 다가올 2025년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과연 누가 존 시나의 은퇴 상대로 적당할지 2명을 꼽아봤다.

 

  프로레슬링을 좀 본다고 본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답으로 들릴 것이다. 존 시나의 진정한 라이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은 분명 랜디 오튼을 꼽을 것이다.

  존 시나와 랜디 오튼, 공통점이 여럿 있다. 먼저 수많은 신인선수들이 거쳤던 OVW 출신으로 같은 2002WWE에 데뷔했으며 2024년까지 현재까지 두 선수는 단 한 번도 타 단체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 WWE의 성골 중에 성골들이다. 그리고 존 시나와 랜디 오튼은 1선급 챔피언 획득 횟 수가 각각 16번과 14번으로 10회 넘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업계 최고의 거물들이다. 이러한 운명 때문에 존 시나의 가장 대표적인 라이벌로 랜디 오튼을 꼽는 것이며, 이를 알고 과거 2013년 말 ‘WWE TLC 2013’에서 이 둘을 WWE 챔피언십과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십 통합 타이틀전의 주인공으로 낙점한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 둘의 대립이 지겹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하지만 존 시나의 은퇴가 걸렸다. 다시 이 둘의 대결을 볼 수가 없다는 말이다. 존 시나의 은퇴가 걸리지 않은 상황, 존 시나가 풀타임 레슬러로서 활동 중인데 다시 랜디 오튼과 대립을 하게 된다면 그 땐 분명 지겹고 또 하냐고 지적해도 타당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둘은 WWE 최고의 스타다. 성골 중에 성골이며, 둘 중 어느 누가 은퇴를 한다면 우리가 예상하기 전에더라도 어떤 식으로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럴 바엔 다시 못 볼 이 둘의 격돌이라면 제대로 대립해 최고의 무대 레슬매니아에서 끝장을 보는 것이 차라리 마음 편하지 않을까?

  다시 없을 마지막 존 시나와 랜디 오튼의 대결이라면 레슬매니아 41의 메인 이벤트는 코디 로즈도 아닌 로만 레인즈도 아닌 이 둘이 차지해도 큰 역풍은 없을 것이다. 경기력이 받쳐주는 전제가 뒤따른다면 레슬매니아 26 언더테이커와 숀 마이클스의 2차전에서 펼쳐졌던 깊은 감동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본다. 존 시나의 은퇴 상대, 1순위로 랜디 오튼을 꼽아본다.

 

  물론 존 시나의 과거 라이벌은 랜디 오튼 말고도 분명히 더 있다. 함께 머니 인 더 뱅크초기 확립을 일궜던 에지, 2005년 초유의 방송사고가 발생했으나 둘만의 대응력으로 로얄럼블을 마무리 짓고 각자 최고의 레슬매니아를 만들어 자신들의 시대를 알렸던 데이브 바티스타, 레슬매니아 2연전으로 자신들의 대결이 곧 세기의 대결임을 입증한 더 락드웨인 존슨 등 존 시나의 경력 안에 손에 꼽는 라이벌들은 많다. 2024년의 WWE 상황을 고려해도, 맞붙는 상황을 상상해봐도, 과거 만들어낸 역사적 상황을 되짚어봐도 존 시나의 은퇴 상대로 반드시 언급돼야 할 선수는 CM 펑크다.

  존 시나와 달리 CM 펑크는 온전히 WWE에만 활동하지 않았다. 여러 인디단체로 돌고 ROH, TNA에서도 활동하고 WWE에서 활발히 경력을 이어가다 탈단 후 실전 종합격투기 도전을 위해 UFC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WWE의 신흥 라이벌 단체 AEW에도 발을 담구기도 했다. 그렇게 CM 펑크는 2023년 서바이버 시리즈에서 역사에 남을 충격적인 복귀로 결국 WWE에 돌아왔다.

  돌아온 CM 펑크는 실망스러웠다. 2024 로얄럼블에서 수준 이하의 체력과 기대에 못 미치는 피지컬 능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부상 때문이라지만 CM 펑크를 향한 시선에 부응하지 못 한 결과였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 했던가? CM 펑크는 드류 맥킨타이어와 대립을 이어가면서 과거 전성기 때와 같은 어그로능력을 완전히 펼쳐보였다. 전성기 때, 그 때가 바로 존 시나와의 대립을 가질 때였다.

  서론이 길었다. 우리는 CM 펑크가 WWE로의 충격적인 복귀를 감행했을 때 그 때의 모습을 기대했다. 2011파이프밤으로 WWE 뿐만이 아닌 세계 프로레슬링계에 핵폭탄을 터트리던 그 때의 CM 펑크를 말이다. ‘이 것은 각본인가, 실제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분히 가지 않던 아슬아슬한 선을 타던 CM 펑크의 모습이 2024년 드류 맥킨타이어와 대립을 이어가면서 서서히 보이고 있단 말이다. 소위 파이프밤으로 불리는 당시의 대립은 결국 CM 펑크와 존 시나의 이야기였다. 이 둘이 채워간 파이프밤끝에 결국 치러진 ‘2021 머니 인 더 뱅크’ WWE 챔피언십은 레슬링 옵저버 뉴스레터로부터 5성 평점을 받으며 충분한 인정을 받았다.

  그 때의 짜릿함, 다시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다시 펼쳐 보이며 특유의 안티 히어로 기질을 깨우고 있는 CM 펑크, 자신의 은퇴라는 성대한 의식을 위해 내년 레슬매니아 41을 기다리고 있는 존 시나. 뭔가 그려지는 선악의 대결이다.

  WWE를 넘어 세계 프로레슬링의 본류를 바꾼 역사가 있는 CM 펑크와 존 시나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 둘의 그림은 무얼 만들어내도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하다. 랜디 오튼과의 대결이 상징성의 끝을 의미한다면, CM 펑크와의 대결은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할 것이라 믿는다. 랜디 오튼만큼이나 CM 펑크를 존 시나의 은퇴 상대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