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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아이’와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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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ublec 2024. 4. 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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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하늘은 평탄한 사회를 허락지 않는가. 왜 일정한 주기로 사고가 발생해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가져가는가. 이러한 막연한 의심이 들 정도로 우리는 여럿 아픔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하나의 아픔이 생긴지. 그 날 이후로 우리는 4월을 봄이라 하여 마냥 웃으며 맞이할 수 없다.

  단순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이 슬픈 면도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그저 수학여행을 떠나는 중이었을 뿐이다. 아이들 이외에 승선인원들도 그저 여행을 즐기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사고가 터졌고 이후 국가 및 관련자들의 행동 또한 더 우리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물론 잊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아프더라도 잊으면 절대 안 된다.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보고 잊지 말아야 할까. 물론 1차적인 자료들을 직접 보면 잊지 않겠다는 다짐보다 더 무거운 상처를 더 깊이 얻을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예술의 힘을 빌어 그 날을 기억하고 추모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 두 작품이 있다. ‘살아남은 아이생일이다.

 

  2018830일 개봉한 살아남은 아이는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이라는 친숙한 얼굴들이 앞선 영화다. ‘살아남은 아이를 다 보고 나면 한 가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게 과연 세월호 영화가 맞나?

  ‘살아남은 아이는 직접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아이가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모종의 사건 발생 후 생존자와 사망자 가족 간에 어떤 정서가 존재할 수 있고 이 정서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관찰에 대해서 우리는 한 번 쯤 상상해볼 수 있다. 실제 세월호 사건의 생존자들과 사망자 유족들의 관계라면? 이들 간의 정서도 분명 사건을 정확히 조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세월호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냐에 다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하다. 그 많은 시선이 한 곳으로 모이는 만큼 우리가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음을 살아남은 아이가 말하는 것이다. 생존자들도 생존자들 나름의 정신적 충격이 있을 것이고 또한 사망자 유족들의 충격은 더 말 할 것도 없이 절망적일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조금이라도 숨 쉬며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부디 더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연쇄 사고를 일으키게끔 해주는 영화가 살아남은 아이이기 때문에, ‘살아남은 아이는 세월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분명히 주는 영화가 맞다. 물론 최무성과 김여진이라는 배우가 단단히 앞서 연기해줘 영화의 진실성을 더해줬지만 그 뒤에서 중심을 정확히 잡아준 성유빈 배우에 더욱 더 찬사를 보내주고 싶다.

 

  사고 이후 약 5년이 지난 201943일에 생일은 개봉됐다. ‘생일살아남은 아이와는 달리 피하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영화 안에서 언급한다. 그렇다. ‘생일은 사고 때 아이를 잃은 유가족의 이야기다.

  맞다. 상당히 직접적이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가족의 그 날 이후 이야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그 상처를 어떻게 품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직접적으로 따라간다. 그 직접적인 유가족의 얼굴은 놀랍게도 유명배우 전도연과 설경구였다.

  영화 내내 느껴졌다. 이러한 소재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언제 만들어져도 만들어져야 했고 누구의 얼굴로든 간에 만들어져야만 하는 영화라고. 이 의지를 대한민국 영화계의 간판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가 완성했던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전도연과 설경구의 존재감으론 사회적인 영화를 얼마든지 피할 수 있고 보다 경제적으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영화를 고를 수 있는 충분한 입지다. 그럼에도 전도연과 설경구는 직접 자신들의 연기와 얼굴로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을 표현해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이 5막 구조를 이 영화를 크게 따르지 않는다. 떠나보면 수호의 생일을 향해 영화는 전개되는데 그 마지막 수호의 생일에서 수호와 수호의 친구들의 지난 모습을 보고 유가족들은 오열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직접적이다. 세월호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유가족이 이렇게 슬펐을 것이라고 짐작만 했을 것이다. 그 짐작을 생일은 직접적으로 표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알게 한다. 아는 것만큼 이해할 수 있는 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그래서 생일을 권하고 싶다. 세월호를 이해하고 싶은 자들에게. 세월호는 사고다. 사고는 슬픔을 낳는다. 그 슬픔을 같이하고 나서 세월호에 대한 진실을 알려고 하자. 슬픔에 대한 공감이 우선이다. 매년 416일 단 하루만이라도 그 슬픔을 알려고 해보자.